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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공학의 최악 실수 ‘타코마 다리 붕괴’ 전 과정 최초로 슈퍼컴으로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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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27 00:00:00

[Chosun Biz] 20세기 공학의 최악 실수 ‘타코마 다리 붕괴’ 전 과정 최초로 슈퍼컴으로 재현했다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연구팀이 20세기 공학의 최악 실수로 평가되는 타코마 다리 붕괴 사고를 슈퍼컴 5호기로 분석했다. 연구진이 컴퓨터 그래픽(CG)로 구현한 이미지. /서울대-KISTI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연구팀이 20세기 공학의 최악 실수로 평가되는 타코마 다리 붕괴 사고를 슈퍼컴 5호기로 분석했다. 연구진이 컴퓨터 그래픽(CG)로 구현한 이미지. /서울대-KISTI​)

1940년 11월 미국 워싱턴주에 있던 타코마 다리가 완공된지 4개월 만에 붕괴됐다. 평소처럼 불던 약한 바람에 다리가 점점 크게 요동치더니 결국 급격히 붕괴된 것이다. 완공 당시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현수교로 주목 받던 타코마 다리는 이 붕괴 사고로 20세기 미국 공학 역사에서 최악의 실수라는 기록을 남겼다. 지금도 다리 붕괴 장면을 담은 영상이 인터넷에 돌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타코마 다리 붕괴 사고의 전 과정을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최초로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최해천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1940년 발생한 타코마 다리 붕괴 사고 과정을 슈퍼컴 5호기 누리온으로 재현했다고 26일 밝혔다.

타코마 다리는 사고 당시 길이가 853m로 당시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현수교였다. 바닷가 해협에 건설된 다리는 폭 12m의 왕복 2차선으로 좁은 대들보를 사용하다보니 중간 정도 바람에 상판이 쉽게 흔들리는 구조였다. 다리 건설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갤로핑 거티(출렁거리는 거티)’라는 별명을 붙였다. 초속 53m의 강풍에도 견디도록 설계됐다.

붕괴 원인은 강풍이 아닌 약한 바람 때문이었다. 다리가 붕괴될 당시 바람의 속도는 설계 기준보다 훨씬 약한 초속 19m를 기록했다. 하지만 바람이 다리의 얇은 상판에 부딪히면서 상하 진동을 일으켰고 다시 비틀림 진동이 일어나면서 공력탄성적 특성(플러터 현상)으로 발전했다. 공탄성적 특성은 바람의 영향으로 구조물이 변형되는 현상이다. 당시 사고는 공기역학적 영향으로 구조물에 변형이 생기며 대형 사고로 발전한 사례다.

당시 설계자들은 바람과 구조물의 동적 상호작용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고 이를 반영하지 않은 채 설계한 것이 사고를 부른 것이다. 하지만 사고를 계기로 구조물 설계에 진동을 본격적으로 고려하고 많은 유체역학 교과서에서 소개되면서 교량기술의 진보를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연구팀은 대전 유성 KISTI에 구축한 슈퍼컴5호기 누리온에 사고 당시 환경과 유사한 조건을 입력하고 바람에 의한 타코마 다리의 진동과 붕괴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누리온은 1988년 1호기를 도입한 이후 5번째로 구축된 국가 슈퍼컴퓨터다. 누리온의 이론성능은 25.7페타플롭스(Pflops)로 1초에 2경5700조회의 부동 소수점 연산을 수행한다. 빛이 1m를 움직이는 아주 짧은 시간에 8570만번의 실수 연산을 할 수 있는 속도다. 누리온의 코어 수는 약 57만개인데 이는 고성능 PC 7만1252개를 합한 것과 같다. 70억명이 420년간 계산할 양을 1시간 안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 16만개 코어를 3개월을 사용했다. 이는 약 7.7Pflops(1초당 7700조회 연산) 정도의 고성능 연산을 수행한 것으로 누리온 연산 자원의 30%에 이른다.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연구팀이 20세기 공학의 최악 실수로 평가되는 타코마 다리 붕괴 사고를 슈퍼컴 5호기로 분석했다.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연구팀이 20세기 공학의 최악 실수로 평가되는 타코마 다리 붕괴 사고를 슈퍼컴 5호기로 분석했다.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으로 해석한 타코마 다리 붕괴 직전의 비틀림 진동과 주변 유동의 가시화. /서울대-KISTI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으로 해석한 타코마 다리 붕괴 직전의 비틀림 진동과 주변 유동의 가시화. /서울대-KISTI)

 

연구팀은 이 시뮬레이션에서 바람이 다리에 가하는 공기역학적 힘이 다리에 비틀림을 유발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공기역학적 힘과 다리의 비틀림이 서로를 증폭시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리에 부딪힌 무질서하고 불규칙한 공기나 흐름인 난류는 보통은 속도가 빠를 때 발생한다. 다리 전구간에 난류가 부딪히는 환경을 분석하려면 다리를 130억 개 이상의 격자로 쪼개 분석해야 하는데 이런 막대한 양의 계산을 수행하려면 슈퍼컴이 필요하다. 서울대는 이번 실험을 위해 KISTI와 공동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KISTI는 실험을 위해 누리온을 제공했다.

 

최해천 서울대 교수는 “슈퍼컴퓨터가 발전해 과거에는 파악하지 못했던 중요한 유동현상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민중 KISTI 슈퍼컴퓨팅응용센터장은 “슈퍼컴퓨팅 시뮬레이션으로 역사적인 사고 사건인 타코마 다리 붕괴 과정을 재현했다”며 “5호기 대비 23배 높은 성능일 6호기가 도입되면 초거대 시뮬레이션으로 기존에 풀지 못한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23일 유체역학 분야 최고 권위를 가진 국제학술지인 ‘유체역학 저널(Journal of Fluid Mechanics)’에도 소개됐다.

 

참고자료

Journal of Fluid Mechanics DOI:10.1017/jfm.2022.748​​

 

/박근태기자 kunta@chosunbiz.com

 

출처: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science/2022/10/26/EXFYER4TWFEAXJHW6VIJVVKMCU/?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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